우리는 지금, 기술이 삶의 방식을 새롭게 바꾸는 역사적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기술은 그 어느때 보다도 우리 일상의 모든 영역에 깊이 스며들었지만, 결국 더 중요한 것은 사람 그리고 사람의 생각, 감정, 열망 그리고 욕구입니다. 기술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지만, 우리의 진정한 강점은 공감(Empathy)과 배려(Care) 입니다.
디자이너로서 우리의 역할은 단지 혁신적인 제품을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의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들고자 합니다. 인류를 위해 기술을 길들이고, 그들이 더 오래, 더 나은, 더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도구와 경험을 디자인합니다.
삼성전자는 이미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일상 속에서, 삶을 보다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들어왔습니다. 우리의 제품을 통해 집 안, 이동 중, 공공 장소 등과 상관없이 사람들이 집을 청소하고, 옷과 식기를 깨끗이 하며, 음식을 신선하게 보관하고, 추억을 저장하며, 세상과 연결되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러한 접점은 우리에게 거대한 특권인 동시에, AI와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지금, 우리게 주어진 엄청난 기회이자 막중한 책임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사명감을 안고 올해 삼성전자 DX부문 최고 디자인 책임자(Chief Design Officer)의 역할을 맡게 됐습니다. 지난 20년간 다양한 산업과 문화를 넘나들며 디자이너이자 경영자로 활동해왔습니다. 사람과 기술의 관계를 새롭게 정의하고, 혁신을 설계할 수 있다는 그 가능성이 저를 삼성으로 이끌었습니다. 우리는 모든 제품의 중심에 사람을 둡니다. 그리고 기술의 내제된 인간적인 면(Human side of Technology)를 발견하고, 강화하고, 고양시켜, 혁신이 진정으로 우리의 삶을 지원하고 향상시키는 세상을 만들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