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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0, 2025 Designing the Future: A New Chapter with Mauro Porcini 마우로 포르치니 사장 인터뷰
따옴표 모양의 프레임 안에, 마우로 포르치니 사장이 미소를 지으며 오른쪽을 바라보고 있는 흑백 사진. 자켓 카라 부분은 다양한 브로치로 장식되어 있다.

회사에 새로운 디자인 리더가 합류하는 것은 단순히 역할이 변경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새로운 창조의 장이 시작되는 것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하다. 새롭게 임명된 CDO(Chief Design Officer) 마우로 포르치니 사장의 합류는 우리가 단순히 한 명의 리더를 맞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사고, 감각, 그리고 문화를 만드는 방식이 들어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첫 인터뷰에서 마우로 포르치니 사장은 자신의 여정과 개인적 철학, 그리고 삼성과 미래에 대한 비전을 공유한다. 당신이 디자이너이든, 호기심 많은 혁신가이든, 또는 디자인이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 누군가이든, 이 인터뷰는 우리 모두가 함께 써 내려갈 새로운 이야기를 여는 첫 페이지가 될 것이다.

“삼성의 역할은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기술을 인류를 위해 길들이는 것, 그리고 사람들이 더 나은, 더 오래, 더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마우로 포르치니 사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빈티지 핑크색 스웨이드 자켓을 입고 있다.
마우로 포르치니 사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빈티지 핑크색 스웨이드 자켓을 입고 있다.

삼성전자에 합류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이 질문은 제가 디자인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와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저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현재 AI와 신기술이 이끄는 혁신의 물결로 세상은 큰 변곡점에 놓여 있습니다. 이 시점은 엄청난 기회이자 동시에 중대한 책임을 동반합니다. 디자이너로서 우리의 사명은 혁신적인 제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 기술이 진정으로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도록 이끄는 데 있습니다.

미래를 정의하는 데 중심 역할을 하는 삼성과 같은 기업의 일원이 되는 것은, 이 사명에 기여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입니다. 하지만 이 변화의 순간은 저에게 매우 개인적인 의미도 지니고 있습니다.

제 여정은 1999년, 웨어러블 기술의 초기 개념을 탐구하던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스마트 안경, 지갑 연동, 디지털 펜, 지능형 의류 등은 비전과 개념에 불과했죠. 이후 저는 다양한 산업을 넘나들며 여러 문화적 배경에서 브랜딩과 경험 디자인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쌓았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경험들은 초기에 꿈꾸던 기술이 현실이 되고 있는 이 순간, 다시 소비자 가전 산업으로 돌아올 준비를 하는 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제 인생의 길이 원을 그리며 제자리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입니다. 20대에 상상했던 갤럭시 버즈, 카메라가 탑재된 스마트 안경, 연동된 지갑과 같은 제품들이 오늘날 현실이 된 모습을 보는 것은 제게 깊은 영감을 줍니다. 과거의 열망과 현재의 가능성이 이렇게 강력하게 맞닿는 순간을 경험한다는 것이 참으로 벅차게 느껴집니다.

이번 기술적 전환은 제게 단순히 직업적인 도전이 아닙니다. 개인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제가 배우고 경험한 모든 것을 모아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고 의미 있는 솔루션을 디자인하는 것이죠. 이것이 바로 저를 움직이는 힘입니다. 평생의 꿈을 실현하는 동시에, 사람들이 더 오래, 더 나은, 더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도구와 경험을 만들 수 있는 기회 말이죠.

최근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에서 "비즈니스계 베스트 드레서" 중 한 명으로 선정되셨습니다. 정체성이나 감정, 표현의 측면에서 패션은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패션은 의미 있는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강력한 매개체입니다. 디자이너이자 크리에이티브 리더로서의 저의 책임은 늘 설득력 있고, 혁신적이며, 시각적으로 정교하면서도 때로는 기존의 틀을 깨는 비전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패션은 그 메시지의 영향력과 신뢰도를 은근하지만 결정적으로 강화시켜,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도록 돕습니다.

호평받든 비판받든 상관없이, 제 패션에 대한 선택은 언제나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섬세함, 자신감, 그리고 뚜렷한 관점을 반영합니다. 이런 요소들은 디자이너이자 리더로서 신뢰와 신용을 구축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패션은 단순히 나를 드러내는 수단이 아닙니다. 소통을 강화하고 진정성을 더하며, 제 비전의 독창성을 더욱 분명하게 드러내는 전략적인 도구입니다. 언어와 시각적 표현, 이 모든 것이 비전을 설득력 있게 전하는 본질적인 역할을 합니다.

테니스 경기장을 배경으로, 마우로 포르치니 사장이 하얀 셋업을 입고 선글라스를 낀 채 한쪽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육각형 패턴의 바닥 위로 갈색 퍼 장식이 달린 검은 가죽 구두와 갈색 바지가 보이는 탑뷰 시점.
나무 바닥 위에 놓인 연청색 데님 반바지. 왼쪽 바짓단에는 기둥과 조각상, 건물, 풍선을 포함한 다채로운 색감의 예술적 그림이 그려져 있다.
출처: Instagram @MauroPorcini

비즈니스의 중심에서 디자이너는 인간의 필요를 해석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곤 합니다. 그 교차점에 서 계신 입장에서, 개인적으로 디자이너와 비즈니스 리더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하시나요?

제 삶은 세계와 문화, 정체성 사이를 오가는 여정이었습니다. 이탈리아 북부에서 이탈리아 남부 출신 부모 아래 태어나 양쪽 모두에서 외부인 같은 느낌을 받으며 자랐죠. 그 시절의 경험은 제게 제 안의 다름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법을 가르쳐주었습니다. 이 양면성은 제 인생 전반, 특히 커리어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저는 종종 창의적인 세계와 기업의 세계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해왔죠. 디자이너들에게는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진 크리에이티브로, 비즈니스 리더들에게는 창의적인 외부인으로 여겨지곤 했습니다.

이 중간 지대는 저의 강점이 되었습니다. 창의성과 전략적 사고를 융합하는 독특한 관점을 형성했죠. 이를 통해 다양한 분야와 사고방식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 이탈리아 뿌리와 미국 시민권은 이 양면성을 더욱 굳건하게 만들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유럽적 감성을 가진 이탈리아인으로, 이탈리아에서는 글로벌 시각을 가진 미국인으로 여겨졌죠. 이제 한국에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며, 저는 다시 한 번 외부인의 위치에 서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따뜻함, 미국의 야망, 그리고 새로운 문화적 경험에 대한 개방성을 모두 품은 채 말이죠.

단 하나의 정체성이나 역할로 규정되기를 거부하는 이 유연함은 제 삶에서 가장 강력한 원동력 중 하나였습니다. 이 유연함은 다양한 관점, 문화,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통합하는 것에 관한 것이죠. 삼성에서의 제 역할에서 이 태도는 디자인과 비즈니스, 동서양, 창의성과 전략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하게 도와줍니다. 이를 통해 인간을 중심에 두고, 세계적으로 의미 있는 혁신을 이끌 수 있죠.

“저는 사람들이야말로 산업이나 지역에 관계없이 사람들의 독창성, 창의성, 그리고 감정적 깊이가 진정한 혁신과 성공의 원동력이라고 믿습니다.”

이번 삼성에서의 역할에 임하는 방식이 이전 커리어와는 다르다고 보시나요? 아니면 브랜드와 산업이 달라져도 디자인 리더십 스타일은 변함없이 유지되었다고 생각하시나요?

보편적인 인간적 가치에 기반을 둔 리더십, 특히 사람의 힘에 대한 믿음과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철학은 산업, 문화, 역할의 경계를 넘어섭니다. 이러한 가치는 제가 어디에 있든 리더십 방향의 가이드가 됩니다. 그 내용은 우리의 노력이 향하는 사람들에 대한 깊은 애정,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열정, 그리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진정한 감사함이죠.

제 여정은 이탈리아에서 아일랜드, 미국, 그리고 현재 한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과 대륙을 넘나들었습니다. 각 단계마다 그만의 도전과 기회가 있었지만, 제 중점 방향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사람, 비즈니스 모델, 기술을 이해하고, 인간 중심의 가치라는 공통된 신념으로 그 모두를 연결하는 것이죠.

삼성에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며 제 목표는 이러한 원칙을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기여하는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비전에 대해 더 깊이 다루게 되겠지만, 저는 이미 디자인 조직 안에 이러한 생각들을 스며들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산업이나 지역에 관계없이 사람들의 독창성, 창의성, 그리고 감정적 깊이가 진정한 혁신과 성공의 원동력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공감과 상상력, 그리고 혁신이 이끌어가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문화적 변화는 결코 단번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시간과 일관성, 그리고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죠. 하지만 인간적인 연결과 의미 있는 협력을 최우선으로 둔다면, 사람들 각자가 최고의 역량을 발휘하도록 영감을 주는 환경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AI가 점점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세상에서, 저는 EI(Emotional Intelligence, 감성 지능)와 HI(Human Imagination, 인간의 상상력)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러한 인간만의 고유한 특성이 우리가 어떻게 이끌고, 혁신하며, 미래를 만들어갈지를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나무 책장 앞에 선 마우로 포르치니 사장. 어두운 수트에 브로치를 달고,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은 채 녹색 줄무늬 구두를 신고 있다.

“저의 목표는 삼성이 쌓아온 놀라운 디자인 디자인 유산을 기반으로, 팀에 AI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는 것입니다.”

디자이너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오늘날의 디자인은 제품이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훨씬 넘어섭니다. 저는 디자인을 사람들의 필요와 열망에 진정으로 공감하는 ‘독창적인 솔루션’, ‘의미 있는 경험’, 그리고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상상하고, 형상화하며, 생명력을 불어넣는 예술이라고 정의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형태와 기능은 의미를 따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을 중심에 두고, 목적 있는 혁신을 이끄는 힘이 됩니다. 즉, 제품과 경험, 브랜딩, 전략 전반을 연결하여 비즈니스 성장을 이끄는 것입니다.

최고 디자인 책임자(Chief Design Officer)로서 제 역할은 회사 전반에 디자인 사고를 스며들게 하고, 제품 포트폴리오, 브랜드 아이덴티티, 전반적인 사용자 경험의 미래를 인간 중심적이고 디자인 주도적인 비전으로 이끄는 것이고, 동시에 이를 보다 큰 비즈니스 목표와 정렬하는 것이죠. 이러한 변화는 사내 디자이너들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줍니다.

최고 디자인 책임자(Chief Design Officer)로서 제 역할은 회사 전반에 디자인 사고를 스며들게 하고, 제품 포트폴리오, 브랜드 아이덴티티, 전반적인 사용자 경험의 미래를 인간 중심적이고 디자인 주도적인 비전으로 이끄는 것이고, 동시에 이를 보다 큰 비즈니스 목표와 정렬하는 것이죠. 이러한 변화는 사내 디자이너들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줍니다. 단순히 더 뛰어난 제품이나 UX 디자이너로 성장하는 것 뿐만 아니라, 경험 디자인, 전략, 브랜딩과 같은 인접 분야까지 탐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입니다.

단순히 더 뛰어난 제품이나 UX 디자이너로 성장하는 것 뿐만 아니라, 경험 디자인, 전략, 브랜딩과 같은 인접 분야까지 탐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입니다.

미래의 디자인 리더십은 제품, 브랜드 및 전략을 아우르는 전체적인 이해를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은 인류를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이는 디자이너들이 어떤 환경에서든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것입니다. 커리어의 성장은 종종 회사와 산업을 넘나들며 배우고 관점을 확장하는 과정임을 인식하는 것이죠. 최고의 인재를 끌어들이고 육성함으로써 삼성은 앞으로도 과감하게 혁신을 이어가고 산업 전반에 새로운 기준을 세워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저의 목표는 삼성이 쌓아온 놀라운 디자인 유산을 기반으로, 팀에 AI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저는 목적의식, 교육, 그리고 영감을 북돋는 문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삼성의 제품, 경험 및 브랜드를 전례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고자 합니다.

어두운 공간의 문틈 사이로 푸른빛과 은은한 흰빛이 들어와 바닥과 벽을 비추는 장면.
어두운 공간의 문틈 사이로 푸른빛과 은은한 흰빛이 들어와 바닥과 벽을 비추는 장면.

해당 이미지는 생성형 AI(Midjourney)를 사용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앞으로 삼성전자에서 주력할 핵심 분야는 무엇인가요?

삼성에서 디자인 팀의 목적은 단순히 비즈니스 목표 달성을 넘어, 사회적 역할에 대한 깊은 이해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디자이너로서 우리의 사명은 회사를 위한 가치를 창출하는 동시에, 기술을 인류를 위한 도구로 활용해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더 나은 사회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목적은 의미 있는 혁신을 이끌고 우리 일의 방향을 결정짓는 원동력입니다.

이 사명을 실현하기 위해 우리는 지속적으로 디자인 역량을 강화하고, 새로운 방법론을 탐구하며, 특히 AI와 같은 신기술을 받아들여 사람과 문화를 중심에 둔 미래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관련성과 혁신성을 갖춘 제품을 디자인하는 것을 넘어, 사용자에게 감정적으로 공감되고 깊은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중요한 기술적 전환의 시기에 삼성의 책임은 인류를 최우선으로 두는 것입니다. 우리의 디자인 비전은 세 가지 핵심 관점을 중심으로 전개된다고 믿습니다.

사람: 사람의 필요와 열망, 잠재력

기술: 기술이 지닌 기회와 도전

비즈니스: 복잡하게 얽힌 구조와 그에 따른 책임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사람들의 필요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이는 기본적인 안전과 연결감에서부터 자기실현과 삶의 목적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비즈니스와 기술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이를 가능하게 하는 수단입니다. 이 세 가지 관점을 신중하게 균형 잡아 나아간다면, 우리는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삼성의 역할은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인류를 위해 기술을 길들이는 것, 그리고 사람들이 더 나은, 더 오래, 더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우리의 디자인이 이 비전을 향해 나아간다면, 삼성은 앞으로도 기술로 인류에 기여하는 선구자의 길을 계속 걸어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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